넥썸, 반도체 냉각유체 관리에서 정밀 온도제어 장비까지
반도체 제조설비의 온도를 제어하는 칠러(Chiller)는 내부를 순환하는 냉각유체의 상태에 따라 성능과 운전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 유체에 수분이나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저온에서 결빙이 발생하거나 장비 부품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 냉…

반도체 제조설비의 온도를 제어하는 칠러(Chiller)는 내부를 순환하는 냉각유체의 상태에 따라 성능과 운전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 유체에 수분이나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저온에서 결빙이 발생하거나 장비 부품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 냉각유체는 가격이 높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면서 사용 수명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오랫동안 반도체 칠러를 설계하고 개발해 온 김남원 대표가 주목한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김 대표는 냉각유체를 공급하는 것만큼이나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가 이끄는 넥썸(NEXTHERM)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냉각유체 관리 시스템 ‘C-SAVER(씨세이버)’를 개발했다. 기존 칠러에 적용해 유체의 수분과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장치로, 냉각유체와 펌프를 공급하며 쌓아온 기술 경험을 자체 제품으로 발전시킨 사례다.
이후 넥썸은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용 칠러를 개발해 장비 제조사에 공급하고, 전기자동차 초급속 충전기용 냉각장치까지 사업을 넓혔다. 냉각유체와 부품을 공급하던 기업이 직접 장비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제조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그 과정에는 반도체 설비의 운전환경을 이해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 온 김 대표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 설비 현장에서 쌓은 경험, 냉각유체 관리 기술로
김 대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공조냉동기계기사 자격을 취득한 뒤 반도체 제조설비용 칠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에프에스티 개발부장과 예스티 칠러기술 부서장을 거쳤으며, 삼성전자 사내 칠러 교육과 SK하이닉스 전문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비 설계와 기술개발뿐 아니라 실제 운전조건과 유지관리 문제까지 폭넓게 경험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극저온부터 고온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정밀한 온도제어가 요구된다. 냉각유체는 이러한 열관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장시간 사용하면서 수분이나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장비의 안정성과 유지관리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온에서 발생하는 결빙이나 부품 손상, 운전조건에 따른 가스 관련 위험도 관리해야 할 요소다.
김 대표는 칠러의 성능을 유지하려면 장비 자체뿐 아니라 내부를 순환하는 유체의 상태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봤다.
“냉각유체와 칠러를 별개의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열관리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공정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넥썸은 창업 초기 솔베이(Solvay)의 냉각유체와 윌로(WILO)의 마그네틱 드라이브 펌프 등을 공급하며 반도체 장비 관련 고객사와 거래관계를 구축했다. 제품 공급과 기술지원 과정에서 각 장비의 운전조건을 확인했고, 고객들이 겪는 유지관리 문제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개발한 제품이 C-SAVER다. 기존 반도체 칠러에 적용해 냉각유체에 포함된 수분과 오염물질을 관리하고, 유체의 사용 수명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운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가스 관련 위험에 대응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냉각유체의 공급과 유지관리에서 확인한 문제를 자체 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제품 상용화와 함께 제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졌다. 2018년에는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용 칠러에 관한 구매조건부 국가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며 정밀 온도제어 장비 개발에 나섰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경기도 오산에 자체 사옥을 건축하고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을 확충했다.
C-SAVER 3,000세트의 양산 실적을 확보한 데 이어 반도체 테스트 장비에 적용하는 칠러의 개발과 공급도 확대했다. 고객사의 운전환경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고, 이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서 부품·유체 공급 중심이었던 사업을 제조 분야로 넓혀 나갔다.
C-SAVER에서 테스트용 칠러까지, 양산으로 확인한 기술력
넥썸이 개발한 C-SAVER는 기존 반도체 칠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사업을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과 연결된다. 회사는 냉각유체 관리 기술과 관련해 특허등록 5건과 추가 출원 1건을 확보했으며, 유니셈과 GST, 피티씨, 에프에스티 등 반도체 칠러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24년에는 C-SAVER가 SK하이닉스의 표준사양(Common Spec.)으로 지정되면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넥썸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월 약 500세트, 약 2억 원의 공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와 연계한 적용 확대도 추진 중이다.
C-SAVER가 기존 장비의 냉각유체를 관리하는 제품이라면, 반도체 테스트용 칠러는 넥썸이 직접 설계·제조하는 온도제어 장비다. 반도체는 웨이퍼 상태와 패키징 이후 단계에서 다양한 온도 조건에 따른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는 검사 대상의 발열량이나 시험조건이 달라지더라도 정해진 온도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넥썸은 이러한 요구에 대응해 웨이퍼 테스트 장비에 내장되는 테스터 칠러와 프로버(Prober)용 칠러, 패키지 테스트 챔버용 냉동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반도체 테스트용 제품은 영하 55도에서 영상 95도까지의 온도제어 범위를 대응 대상으로 한다.
2018년 구매조건부 연구개발과제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이후 장비 제조사 공급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 메모리 웨이퍼의 온도부하 테스트에서 평가를 통과했고, 반도체 테스트 공정의 온도조절 방법에 관한 특허도 등록했다.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사 와이씨(YC)다. 넥썸은 삼성전자 EDS 공정에 사용되는 테스트 장비용 칠러를 와이씨에 공급하고 있으며, 2026년 8월 기준 누적 150대, 약 57억 원의 수주 실적을 확보했다. 웨이퍼 프로버 장비 제조사 쎄믹스에도 제품을 공급해 약 6억 원의 누적 수주를 기록했다. 패키지 테스트 분야에서는 두오텍과 네오셈, 엑시콘 등으로 거래처를 확대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축적한 냉각·온도제어 기술은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초급속 충전기는 높은 전류로 충전 시간을 줄이는 만큼 케이블과 커넥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충전 출력이 높아질수록 냉각성능과 장시간 운전의 안정성이 중요한 조건이 된다.
넥썸은 2022년부터 이 시장에 진출해 350kW급과 700kW급 충전기용 냉각장치를 개발했다. 특히 700kW급 충전시스템용 2채널 칠러는 양산을 통해 500세트 이상의 누적 생산 실적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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