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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5일 목요일 · 창업가를 위한 아침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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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리타, 멀티오믹스 AI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효능 예측까지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유전자나 단백질을 치료 표적으로 삼을지, 어떤 화합물이 질병에 효과를 나타낼지, 후보물질이 인체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판단해야 한다. 연구자는 축적된 과학적 지식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좁혀가지만, 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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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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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리타 배영우 대표>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유전자나 단백질을 치료 표적으로 삼을지, 어떤 화합물이 질병에 효과를 나타낼지, 후보물질이 인체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판단해야 한다. 연구자는 축적된 과학적 지식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좁혀가지만, 유전자와 단백질, 대사물질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생명현상을 분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초기 단계에서 후보물질을 어떻게 선정하느냐에 따라 이후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도 달라진다.

생명과학과 의학, 화학, 약학 분야에는 이미 방대한 연구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그러나 논문과 공공 데이터베이스, 개별 실험에서 생산된 정보는 서로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 같은 유전자나 단백질도 자료마다 명칭과 분류 방식이 다르고, 특정 질병과 약물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려면 여러 분야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이를 연결하고 해석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는 이유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기업 메디리타(MediRita)는 이러한 문제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개별 생명정보를 분석하는 데서 나아가 유전자와 단백질, 질병, 화합물 사이의 관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방식이다. 자체 개발한 멀티오믹스 네트워크 인공지능 플랫폼 ‘MuN-AI’를 통해 치료 표적 발굴부터 신규물질 설계,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 예측까지 지원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배영우 대표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한국IBM에서 헬스케어 및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과 인공지능 왓슨(Watson) 사업을 담당했다. 이후 국내 제약산업에 AI를 적용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신약개발 분야의 기술적 과제와 사업 기회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쌓은 경험이 생명과학 연구와 만난 것이다.

제약사와의 공동연구에서 시작된 AI 신약개발 창업

배 대표가 신약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국내 제약사 연구진과 함께 수행한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였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4차산업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AI 신약개발 지원센터 설립에 참여했고, 제약사 연구인력들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과제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제약산업이 다루는 데이터의 규모와 생명현상 분석의 복잡성을 직접 접했다.

당시 그가 주목한 것은 정보의 양보다 정보 사이의 관계였다. 질병은 특정 유전자 하나의 작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며, 여러 단백질과 생물학적 경로가 상호작용한 결과로 나타난다. 약물 역시 인체 내 다양한 경로에 영향을 미치면서 효능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개별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과 함께 서로 다른 정보를 연결해 해석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신약개발이 방대한 생명정보를 분석하고 수많은 선택지를 검토해야 하는 분야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제약사 연구진과의 협업은 오랫동안 다뤄온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겠다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2018년 6월 메디리타를 설립한 그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인력이 함께 연구하는 조직을 구축하고, 멀티오믹스 데이터베이스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명에는 창업 당시의 구상이 담겨 있다. 약을 뜻하는 ‘Medi’와 우주의 질서를 지배하는 근원적 원리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Rita’를 결합했다. 복잡한 생명현상의 원리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이를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창업 이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했던 과제는 서로 다른 생명의학 정보를 연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연구 논문과 공공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동일한 개체를 가리키는 여러 명칭을 표준화하고, 각 정보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정제와 용어 표준화, 동의어 사전 구축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2019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뒤에는 공동창업자인 진승현 연구소장을 비롯한 연구진이 참여해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플랫폼의 초기 버전을 구현하고 관련 특허를 확보하면서 치료 표적 발굴과 후보물질 설계에 필요한 기능을 단계적으로 발전시켰다.

배 대표는 당시 선택한 기술적 접근에 대해 “서로 다른 생명정보의 연관관계를 네트워크로 구축하는 접근법을 선택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자가 여러 데이터베이스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줄이고, 신약개발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판단이었다.

생명정보를 연결한 MuN-AI, 세포실험으로 확인한 후보물질의 가능성

그렇게 개발한 MuN-AI(Multi-omics Network AI)는 생명과학·의학·화학·약학 분야의 정보를 연결한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자체 멀티오믹스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에는 유전자, 단백질, 화합물, 대사물질, 질병, 증상 등에 관한 300만 개 이상의 지식정보와 2,000만 개 이상의 연결정보가 포함돼 있다.

여기서 멀티오믹스(Multi-omics)는 유전체와 단백질체, 대사체 등 서로 다른 생명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접근법을 의미한다. 하나의 유전자나 단백질만 살피는 대신 다양한 생물학적 요소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질병의 발생 기전과 약물의 작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플랫폼은 신약개발의 주요 연구 단계에 따라 세 가지 기능으로 구성된다. ‘MuN-AI Analytics’는 멀티오믹스 네트워크를 분석해 질병과 관련된 치료 표적을 발굴하고 연구 가설을 검증한다. 이미 알려진 약물을 다른 질환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에도 적용된다.

‘MuN-AI MODSP’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후보물질의 구조를 설계하고 물성과 합성 가능성을 예측한다. 약물이 체내에서 흡수·분포·대사·배설되는 특성과 독성을 평가하는 ADMET 분석도 지원한다. 이어 ‘MuN-AI DEP’는 후보물질의 약효와 작용기전, 부작용 등을 예측해 연구자가 후속 실험 대상을 선정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 연결한 것이 메디리타의 기술적 특징이다. 치료 표적을 찾는 단계에서 확보한 생물학적 근거를 후보물질 설계와 효능 예측 과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 목적에 따라 고객사의 자체 데이터를 결합하거나 특정 분석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도 활용된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의 품질과 개별 모델의 성능에 대한 검증도 진행했다. MuN-AI v1.4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으로부터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인 GS 1등급을 획득했다. 약물 구조 예측과 물성 예측, 합성 설계 모델에 대해서는 ISO/IEC 25023 기반의 성능 검증을 수행했다. 국내 8건, 미국과 중국 각 1건 등 2026년 10월 기준 총 10건의 등록특허도 확보했다.

다만 신약개발에서 컴퓨터가 도출한 예측 결과와 실제 약물의 효능은 구분해야 한다. AI가 특정 화합물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더라도 이를 실제 치료제로 개발하려면 합성과 실험을 통해 약리 효과를 확인하고, 이후 안전성과 유효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메디리타가 자체 신약개발 연구에서 주목한 분야 가운데 하나는 근감소증이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면서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고령화에 따른 치료 수요가 있는 분야다.

연구진은 MuN-AI를 활용해 근감소증과 관련된 치료 표적과 유효물질을 탐색하고, 새로운 후보물질의 구조를 설계했다. 이후 AI가 우선순위를 선정한 약 10종의 후보물질을 실제로 합성하고 세포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후보물질에서 근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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