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스퀘어드 이하늘 대표, 개발자와 함께 일하며 배운 AI 운영의 원칙
기업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하늘 소프트스퀘어드 대표는 고객이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많아져도 실…


기업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하늘 소프트스퀘어드 대표는 고객이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많아져도 실제 업무에서 해결하려는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기대한 결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가 AI를 활용하는 엔지니어에게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는 능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 대표가 사람과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AI가 등장하기 훨씬 전의 일이다. 대학 시절 개발을 배우려는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그는 2019년 소프트스퀘어드를 창업했고, 이후 개발자를 교육해 기업의 실무에 연결하는 일을 해왔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업무를 나누고 정보를 전달하며 결과를 확인하는 방법도 익혔다. 지난 7년 동안 교육과 프로젝트를 통해 연결한 IT 프리랜서는 약 7,000명 규모에 이른다.
사람들과 일하며 쌓은 경험은 최근 새로운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AI가 개발과 기업 업무의 일부를 수행하게 되면서 작업을 배분하고 결과를 관리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소프트스퀘어드는 지난 10월 3일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파트너 네트워크(Claude Partner Network) 서비스 트랙에서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Select 파트너가 됐다. 현재는 기업에 AI를 도입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 업무에 정착시키고 운영까지 맡는 AI MSP(Managed Service Provider·관리형 서비스 제공자) 사업을 키우고 있다.
개발자를 가르치며 시작된 사람에 대한 관심
소프트스퀘어드의 출발점은 대학 시절 이하늘 대표가 참여했던 개발 프로젝트다. 실무 경험을 쌓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프로그래밍을 얼마나 잘 가르칠 수 있느냐보다 배운 기술로 무엇을 해볼 수 있느냐였다. 학생들에게 기업의 실제 개발 업무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프로젝트도 끝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2019년 창업 이후에도 개발자 교육과 실무 프로젝트 연계를 이어간 배경이다. 이 대표는 학생들이 직접 서비스를 만들면서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고, 스스로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개발자를 멘토링할 때도 어떤 기술을 배울 것인지에 앞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잘하고 싶은지 돌아보도록 했다. 원하는 일을 알아야 배운 기술을 어디에 활용할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개발자를 교육하고 기업에 연결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역할도 조금씩 달라졌다. 기술을 갖춘 사람을 소개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거나 프로젝트를 관리할 담당자가 없다면 개발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웠다. 여러 개발자가 각자 맡은 작업을 끝내는 것과 하나의 서비스를 완성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소프트스퀘어드가 IT 개발팀 구독 플랫폼 ‘그릿지(Gridge)’를 통해 팀 구성뿐 아니라 프로젝트의 진행과 품질까지 관리하게 된 배경이다. 고객의 요구를 정리하고 적합한 개발자를 연결한 뒤 작업이 끝날 때까지 과정을 살피는 방식으로 사업의 역할을 넓혔다. 개발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려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역할과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조율할 체계도 필요했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중요하게 여겼던 사람의 성장에 대한 관심은 AI 시대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 이제 개발자는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일에 더해 AI가 수행할 업무를 판단하고,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기술을 활용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게 됐다. 소프트스퀘어드가 기존 개발자들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기회도 그 변화에서 출발한다.
사람과 함께 일하던 경험이 AI 운영의 기술로
여러 프리랜서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서는 누가 일을 맡느냐만큼 업무가 어떻게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시간에 일하고 중간에 담당자가 바뀌는 상황에서는 앞선 작업의 내용과 결정 이유를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달라졌다면 변경된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작업에 미칠 영향도 살펴야 한다. 작업시간과 진행률만으로는 결과물이 고객의 기대에 맞게 완성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소프트스퀘어드가 약 7,000명 규모의 IT 프리랜서 네트워크와 일하며 쌓은 경험은 이런 협업을 관리하는 방법에 있다. 고객이 요청한 일을 구체적인 과업으로 나누고, 담당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전달하며, 작업이 완료되면 처음 정한 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방법들은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AI에 일을 맡길 때도 무엇을 수행해야 하는지와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부터 정해야 한다.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한다면 앞선 작업의 결과를 다음 단계로 전달할 방법이 필요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AI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사람이 확인할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소프트스퀘어드는 개발팀을 관리하면서 사용해 온 업무 분담과 기록·검수 방식을 AI 운영에 적용하고, 각 에이전트의 정보 접근 범위와 실행 권한을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사람들과 협업하던 방법을 AI에 적용하려면 고객의 업무부터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같은 AI를 사용하더라도 기업마다 업무 절차와 판단 기준이 다르고, 기술이 제시한 방법이 고객이 원했던 결과와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고객 현장에서 업무를 파악하고 AI의 도입과 운영을 맡는 FDE(Forward Deployed Engineer·현장 배치 엔지니어)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FDE에게 요구되는 것은 기술을 구현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고객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디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충분히 듣고 필요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대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돌아보는 경험도 이런 역량과 연결된다고 본다. 자신의 목표를 고민해 본 사람이 상대방의 생각과 선택에도 관심을 갖고 더 깊이 질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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