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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5일 목요일 · 창업가를 위한 아침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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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던 콩비지가 새로운 사업 자원으로”…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개척하는 홍미정 지구본 대표

식품 스타트업 지구본은 두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콩비지를 베이커리 원료로 활용하며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홍미정 대표는 친환경이라는 가치만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기보다 맛과 품질을 갖춘 제품으로 시장에서 경쟁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지구본은 연간 약 6톤…

문지형 스타트업 전문기자원문 보기 ↗
사진: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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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만들고 남은 콩비지는 어디로 갈까.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재료지만, 대량으로 발생하는 콩비지는 활용처를 찾지 못하면 폐기되기도 한다. 식품 제조 과정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또 다른 식품의 원료가 될 수는 없을까. 최근 식품업계에서 주목하는 푸드 업사이클링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식품 부산물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제품과 사업의 원료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식품 스타트업 지구본은 그 가능성을 콩비지에서 발견했다. 두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콩비지를 활용해 두부베이글과 두부소금빵, 두부파운드케이크 등을 만들고 있다. 기존 밀가루나 견과류 기반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특허도 확보했다. 버려지는 재료를 다시 활용한다는 환경적 가치에 제품 경쟁력을 더해 새로운 식품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2022년 지구본을 창업한 홍미정 대표에게 환경 문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주제였다. 환경운동에 참여하면서 일상적인 식생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했고, 직접 비건 디저트를 개발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 과정에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드는 것과 소비자가 기꺼이 구매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환경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 착한 제품을 찾지는 않아요. 맛있고 건강해서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환경에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홍 대표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식품은 소비자가 환경을 위해 맛이나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는 제품이 아니다. 평소 먹던 빵처럼 맛있고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소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원 순환에도 참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구본의 사업 방향 역시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홍미정 지구본 대표

버려지는 재료를 다시 식탁으로, 콩비지에서 발견한 사업 기회

콩비지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콩물을 걸러내고 남는 부산물이다.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보관과 활용에 제약이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찌개나 반찬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대량으로 발생하는 식품 제조 현장에서는 이를 모두 소비하기 어렵다. 홍 대표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이미 생산되고 있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재료를 새로운 식품의 원료로 바꿀 수 있다면 환경적 가치와 사업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콩비지를 베이커리에 활용하는 일은 기존 재료를 단순히 바꾸는 것과는 달랐다. 빵의 맛과 식감은 밀가루를 비롯한 여러 원재료의 배합과 제조 과정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지구본이 지향하는 글루텐프리와 넛프리 제품은 밀가루와 아몬드가루 등 일반적인 베이커리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만큼 대체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제조 방식을 찾는 과정이 중요했다.

홍 대표는 콩비지의 영양적 특성과 맛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독자적인 레시피를 개발했다. 원재료 배합과 제조 방식을 조정하면서 일반 베이커리 제품에 가까운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고, 관련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도 확보했다.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킨 것이다.

현재 지구본은 강화도에서 생산되는 두부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콩비지를 공급받고 있다. 매달 사용하는 양은 약 500kg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6톤에 이른다. 두부 제조 과정에서는 부산물로 남았던 콩비지가 지구본의 생산 과정에서는 주요 원재료가 된다. 기존 식품 제조업체와 새로운 식품기업이 연결되면서 자원이 다시 활용되는 구조다.

그러나 원료를 확보하고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소비자가 실제로 먹었을 때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고, 생산량이 늘어나더라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했다. 특히 식물성 재료만으로 일반 베이커리 제품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는 과제다.

“비건이라는 조건 안에서 맛과 식감을 맞추는 일은 지금도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이를 한계로 보기보다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제품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구본이 콩비지에 주목한 이유는 단순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기존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를 다양한 식품에 적용할 수 있는 제조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사업의 또 다른 축이 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와 기업이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을 하나의 사업모델 안에서 연결하려는 시도다.

버려지는 콩비지를 활용한 지구본의 제품들

“착한 제품이라서가 아니라 맛있어서”…백화점에서 확인한 가능성

지구본의 대표 제품은 두부베이글과 두부소금빵, 두부파운드케이크다. 제품 이름에는 두부가 들어가지만 핵심 원료 중 하나는 두부를 만들고 남은 콩비지다. 기존 식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베이커리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홍 대표는 제품을 개발할 때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앞세우기보다 일반 베이커리 제품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사 제품과 맛과 식감을 비교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레시피를 개선한다. 비건이나 글루텐프리 제품을 찾는 소비자에게만 선택받는 것으로는 시장을 충분히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친환경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라고 해서 제품의 맛이나 품질에 대한 기대가 낮은 것은 아니다. 환경적 가치에 공감하더라도 맛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재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 홍 대표가 강조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친환경이라는 특징이 처음 제품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소비자가 다시 구매하는 이유는 결국 제품 자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지구본이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유지됐다. 지구본은 온라인에서만 제품을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넓혀왔다. AK플라자 분당점 입점은 유통사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이후 성수 지역에서 단독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갤러리아 압구정 명품관에서는 세 차례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갤러리아 광교에서도 제품을 선보였다.

백화점과 팝업스토어는 지구본에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인 동시에 일반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비건이나 친환경 식품에 특별한 관심이 없더라도 맛있는 빵을 찾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식생활을 실천하는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에서 건강한 디저트를 찾는 일반 소비자까지 고객층을 넓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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