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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5일 목요일 · 창업가를 위한 아침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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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진료 한계 넘어 1인 1주치의 시대로”… AI 건강비서 ‘퍼슬리’의 남궁현·오상준 공동대표

남궁현·오상준 공동대표가 이끄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주식회사 퍼슬리(Persly)는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4분 진료 한계 속에서 중증 만성질환 환자들이 겪는 극심한 의료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는 AI 건강비서 솔루션을 제공한다. 글로벌 벤처캐피털 앤틀러(Antler)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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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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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병원의 진료 시간은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충분히 이해하고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고민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특히 중증 만성질환 환자에게 진료실 밖의 시간은 또 다른 선택과 불안의 연속이다. 표준치료를 마친 뒤 임상시험 참여 여부를 고민하거나 약물 중단과 변경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환자가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결국 많은 환자가 인터넷 검색이나 환우 커뮤니티에 의존하지만, 다른 환자의 경험이 자신에게도 적용되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의료 정보를 찾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질문을 입력하면 복잡한 의학 용어를 설명하고 관련 정보를 정리해 주지만, 일반적인 AI 챗봇은 환자의 이전 치료 과정이나 검사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듯하게 제시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도 의료 분야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할 문제다.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신뢰할 만한 정보다.

의료 AI 스타트업 퍼슬리(Persly)는 바로 이 지점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했다. 환자가 혼자 검색하며 불안해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치료 과정을 이해하도록 돕는 AI 건강비서를 개발했다. 퍼슬리가 내세우는 방향은 의료진의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의료 정보를 이해하고 의료진과 더 나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퍼슬리를 공동창업한 남궁현·오상준 대표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출발했다. 한 사람은 기술과 데이터의 가능성을, 다른 한 사람은 시장과 소비자의 문제를 바라봤다. 두 사람이 의료 AI라는 쉽지 않은 시장에서 만난 이유도 결국 기술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퍼슬리 서비스는 진료기록과 검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환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와 치료 관련 정보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자료 제공: 퍼슬리)

의료 데이터의 높은 장벽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한 두 창업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분석 플랫폼 디사일에서 개발자로 일했던 그는 국가 과제를 수행하면서 의료 데이터 활용에 수많은 규제와 제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일반적인 기술 창업에서는 규제가 복잡하고 데이터 접근이 어려운 시장을 피하려는 경우가 많지만 남궁 대표는 오히려 그 장벽 너머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의료 데이터는 개인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 연결되는 만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동시에 환자가 자신의 의료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기 어려운 현실도 존재한다. 남궁 대표가 주목한 것은 기술을 통해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기술적 전문성을 갖춘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상준 대표는 다른 경로를 걸어왔다. 삼성전자 전략마케팅팀에서 근무한 뒤 기능성 인솔 브랜드 코디체를 창업했고, 사업을 매각하는 엑싯(Exit)도 경험했다. 기술 자체보다 소비자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에 실제로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그의 경험에 축적돼 있었다.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두 사람이 만난 곳은 글로벌 벤처캐피털 앤틀러(Antler)의 스타트업 컴퍼니 빌더 프로그램이었다. 앤틀러는 창업자들이 서로를 탐색하고 팀을 구성해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곳으로 창업 경험이 있다고 해서 새로운 팀을 만들고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오 대표는 당시 프로그램 참여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다고 회고한다. 도중에 포기할 생각까지 했고, 눈물을 흘릴 만큼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그때 앤틀러 담당자의 격려가 프로그램을 끝까지 마칠 수 있는 힘이 됐다.

그 과정에서 남궁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의 첫 연결고리 가운데 하나는 참가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도넛챗(Donut Chat)’이었다. 남궁 대표는 오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말이 잘 통한다는 인상을 받았고, 이후 팀을 구성해 퍼슬리 창업으로 이어졌다.

기술을 이해하는 엔지니어와 소비자 시장에서 사업을 만들어본 창업자의 만남이었다. 의료 AI라는 사업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의료 정보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다루는 역량과 함께 환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아내고, 이를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경력을 가진 두 대표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여기에 있었다.

오상준(왼쪽)·남궁현 퍼슬리 공동대표. 두 사람은 앤틀러 창업 프로그램에서 만나 의료 AI 스타트업 퍼슬리를 공동창업했다. (사진 제공: 퍼슬리)

두 대표는 환자와 데이터를 연결하는 여러 사업 가능성을 검토한 끝에 챗봇 형태의 서비스에 주목했다. 복잡한 의료 정보를 환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달하려면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처음부터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 법인 설립 전인 2024년 11월, 환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먼저 공개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빨랐다. 서비스를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첫 매출이 발생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실제 비용 지불로 이어졌다는 점은 두 창업자에게 중요한 신호였다. 의료 정보를 찾는 환자들의 불편이 단순한 관심이나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고,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문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서비스 공개 첫 달에는 약 7,000명이 가입했고, 셋째 달에는 가입자가 1만 명에 이르렀다. 이후 2025년 2월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법인을 설립했고, 같은 해 4월 정식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답변을 제시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문장별 공식 출처를 표기하는 구조를 개발했으며, 9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됐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완성해 놓았던 것은 아니다. 환자들이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질문하는지, 실제로 비용을 지불할 만큼 가치를 느끼는지를 확인하면서 서비스의 형태를 구체화했다. 카카오톡에서 시작한 작은 실험이 정식 앱과 의료 데이터 연동 서비스로 발전한 과정이었다.

퍼슬리 단계별 마일스톤 및 예상 손익분기점. 2027년 상반기에 손익분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료 제공: 퍼슬리)

환자의 기록을 기억하는 AI, 검색과 무엇이 다른가

퍼슬리가 기존 AI 서비스와 차별화하려는 지점은 환자 개인의 의료 정보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다. 일반적인 건강 정보 서비스가 진단명이나 처방전 등 제한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면, 퍼슬리는 진료기록지와 검사결과지 등 상세한 의무기록을 연동해 환자의 치료 맥락을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공식 진료 가이드라인과 의학 논문을 근거로 답변을 생성하고, 문장마다 출처를 표시한다. 환자가 AI의 답변을 무조건 신뢰하기보다 어떤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제시된 정보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의료 분야에서 AI의 답변이 갖는 위험성을 고려하면 단순한 편의 기능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실제 사용자 가운데는 퍼슬리가 처방 이력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문 이상 징후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도 있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증상은 담당 의료진에게도 매우 드문 사례였으며, 이후 의료진이 약물을 변경하고 수술 일정을 앞당기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오피오이드 유발 통각과민 현상과 관련된 사례도 있다. 오피오이드는 중증 통증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지만, 장기간 사용하거나 고용량으로 투여하는 경우 오히려 통증에 더 민감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퍼슬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환자가 의료진과 상의하는 데 필요한 정보로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성은 특히 중증질환 환자에게 크게 나타난다. 암 3기나 4기 환자는 의료진의 권고를 바탕으로 치료 효과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 삶의 질, 개인의 상황까지 고려해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선택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퍼슬리는 환자가 자신의 진료기록을 기반으로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는 기존 사용자들의 추천을 통해 신규 가입자가 유입되는 경우가 많으며, 지인의 추천으로 가입한 이용자들이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직접 경험한 서비스의 가치가 다른 환자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2026년 3월부터는 진단명과 처방 내역 등 청구 데이터 수준을 넘어 상세한 의무기록을 연동하는 체계를 갖췄다. 같은 해 5월 기준 누적 사용자 수는 10만 명에 이르렀으며, 의무기록을 연동한 사용자 가운데 약 70%가 4대 중증질환 환자다. 회사에 따르면 월간 구독 유지율도 약 8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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