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담긴 데이터’…손종수 브라운백 대표의 커피테크 전략
커피테크 기업 브라운백은 자체 개발한 전자동 커피머신 ‘어웨어’로 커피 제조 자동화와 추출 품질 관리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전문가의 관능 평가 데이터를 활용해 원하는 맛에 가까운 레시피 후보를 제안하는 AI 기술까지 확보하며 레시피 개발에도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혔다…

– 반복 노동은 줄이고 커피 품질은 일정하게…커피테크로 넓히는 자동화의 가능성
– 전문가 60명·관능 평가 데이터 3,000건…AI로 커피 맛과 추출 조건의 관계 분석
– 커피머신 경쟁력, 하드웨어를 넘어 데이터로…현장 중심의 운영 체계 구축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라도 매번 같은 맛을 내기는 어렵다. 원두의 상태와 추출 환경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감각으로 평가해 온 커피 맛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AI로 원하는 맛에 가까운 레시피를 찾아낼 수 있을까.
커피테크 기업 브라운백(Brownbag)은 자체 개발한 전자동 커피머신 ‘어웨어(Aware)’로 추출 과정의 편차를 줄이는 기술을 구현했다. 브랜드가 정한 목표 품질 범위 안에서 일정한 추출 결과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아가 전문가의 관능 평가(맛과 향 등을 감각으로 평가하는 방식) 데이터를 학습해 원하는 맛에 가까운 레시피 후보를 제안하는 AI 기술도 확보했다. 커피 제조 자동화를 넘어 품질 관리와 레시피 개발까지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힌 셈이다. 브라운백은 앞으로 소비자의 취향까지 레시피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종수 대표는 “맛있는 커피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소비자마다 선호하는 맛이 다른 만큼, 앞으로는 다양한 소비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각자의 취향에 가까운 레시피를 제안하고 싶습니다”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원두에서 커피머신으로…브라운백의 기술 전환
2015년 원두 로스팅과 유통 사업으로 출발한 브라운백은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 ‘블리스(Bliss)’를 통해 사업을 확대했다. 기업 고객에게 원두와 커피머신을 공급하며 운영 경험을 쌓았고, 반복적인 제조 작업의 부담과 매장별 품질 편차 등 커피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에 주목했다.
2022년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한 커피머신 개발 구상을 공개한 데 이어, 2024년 약 70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어웨어 사업에 집중했다. 원두 제조·유통과 구독 서비스 중심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커피테크 기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그러나 하드웨어 개발은 예상보다 까다로웠다. 설계와 생산뿐 아니라 출시 이후 제품 안정화와 유지보수 과정에서도 시행착오가 이어졌다.
“제품 출시 이후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마주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요구와 사용 경험을 반영하고, 지속적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어웨어는 2026년 9월 기준 50곳 이상의 매장에 도입됐다. 브라운백은 현장에서 확인한 고객의 요구를 제품 개선과 유지보수 체계에 반영하고 있다. 국내 제조 기반을 활용해 주요 부품을 개별적으로 교체하고, 원격 진단과 현장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매장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같은 레시피, 달라지는 맛…추출 데이터로 편차를 줄이다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는 일관된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 매장마다 작업 환경과 바리스타의 숙련도가 달라도 브랜드가 정한 품질 기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웨어는 정해진 레시피를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출 과정의 변화를 감지해 조건을 보정하도록 설계됐다. 초 단위로 추출 압력을 조절하고, 분쇄도를 6만4000단계로 세밀하게 보정할 수 있다. 추출 시간과 온도, 압력 등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기술이다.
주요 지표 중 하나는 TDS(Total Dissolved Solids, 총용존고형물)다. 커피에 녹아 있는 성분의 농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추출 결과가 설정된 범위에 있는지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다만 농도만으로 커피 맛을 판단하기는 어려워 다른 추출 변수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원두는 생산 시기와 상태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브라운백은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추출 결과를 일률적인 수치에 맞추기보다 브랜드가 정한 목표 품질 범위 안에서 편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커피 추출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여러 매장의 품질과 운영 현황을 관리하는 데도 활용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 통합 운영 시스템 ‘어웨어 커넥트(Aware Connect)’에서 관리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매장별 추출 기록과 원두 사용량, 커피머신 상태를 한눈에 확인하고, 새로운 레시피를 원격으로 배포하거나 기존 레시피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운영 현황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매장을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관리 부담을 줄여준다.

전문가의 감각을 데이터로…AI가 제안하는 커피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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