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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현장] “7년 실증했는데 시장 진입은 막혔다”…루센트블록, STO 인가 ‘2개사 제한’ 정면 문제 제기

루센트블록이 10월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과정에서 사업자 수를 최대 2개로 제한한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다. 허세영 대표는 금융규제 샌드박스에서 실증을 거친 기업이 정식 인허가 단계에서도 실질적인 경쟁 기회를 확보…

한 혜선원문 보기 ↗
사진: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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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규제 샌드박스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실증한 스타트업이 정식 인허가 단계에서 탈락했다면, 그동안의 실증 경험은 어떻게 평가받아야 할까.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성을 이유로 신규 사업자 수를 제한할 때 그 결정에는 어떤 절차와 근거가 필요한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토큰증권(STO) 시장의 제도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해 온 루센트블록이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번 논란은 개별 기업의 인가 탈락을 넘어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실증 성과가 정식 시장 진입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신산업의 경쟁 질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로 번지고 있다.

루센트블록은 10월 27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STO 장외거래소 인가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심사 공정성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마련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의 인가 수를 최대 2개로 제한한 결정이 어떤 권한과 절차를 거쳐 확정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루센트블록이 오랜 기간 혁신금융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장을 검증해 왔음에도 정식 인가 단계에서 경쟁할 기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루센트블록이 10월 27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 대표가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인가 심사의 결과보다 심사의 전제가 된 사업자 수 제한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3일 정례회의에서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당시 인가 수 제한은 정식 의결 안건이 아닌 보고 안건에 포함돼 있었다. 관련 자료에는 사업자 수 제한의 예시로 ‘최대 2개’라는 내용이 제시됐으며, 다음 날 발표된 보도자료에서는 해당 수치가 확정적인 정책처럼 다뤄졌다는 것이 허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보고 자료에 제시된 예시가 실제 인가 기준으로 적용되기까지 어떤 의사결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는 점에서 인가 수 제한이 위원회의 정식 의결을 거친 것인지, 별도의 결정 권한에 따라 확정된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지난 22일 금융당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관련 설명을 수정하고 실무상 착오를 인정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언급했다. 다만 해당 자료의 구체적인 문구와 법적 의미는 금융당국의 공식 설명을 통해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의문만으로 인가 수 제한이 위법하거나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업자 선정의 기준이 형성된 과정은 심사의 신뢰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 수를 2개로 제한한 정책적 근거 역시 논쟁의 대상이 됐다. 금융당국은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이 다수 설립될 경우 투자자와 유동성이 분산되고 시장이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시해 왔다. 반면 허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부동산신탁업의 신규 인가 과정에서는 경쟁도와 시장 집중도,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한 전례가 있다며 STO 장외거래소에서도 사업자 수를 제한할 만큼 충분한 분석이 이뤄졌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시장 집중도를 측정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 등을 언급하며 인가 수가 왜 2개여야 하는지, 3개 이상의 사업자가 참여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정책 목적과 사업자 간 경쟁을 제한하는 조치의 적정성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샌드박스에서 제도권으로…실증 기업의 시장 진입 기회가 쟁점

이번 기자회견에서 허 대표가 거듭 강조한 또 다른 문제는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제도화 과정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기존 규제 아래에서 사업화하기 어려운 혁신적 금융서비스에 일정 기간 실증 기회를 제공하고,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가능성을 검토하는 장치다. 루센트블록은 이러한 제도 아래에서 조각투자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장을 검증해 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STO 장외거래소 인가 절차와 심사 공정성에 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허 대표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21조를 근거로 혁신금융 사업자가 지정 기간 만료 전에 관련 법령에 따른 인허가 등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신청 절차가 마련돼 있더라도 실질적인 시장 진입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제도화 과정에서 혁신기업의 사업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창업기업이 기술과 자본을 투입해 금융서비스를 검증했음에도 정식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다면, 이후 샌드박스에 도전하려는 기업들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 정식 인가를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실증 경험을 인허가 심사에서 어느 범위까지 반영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루센트블록은 예비인가 탈락 사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허 대표는 자기자본과 재무건전성, 사업계획 등 법령상 요건보다 제한된 인가 수와 사업자 간 선정 순위가 탈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심사 기준의 적용 여부는 금융당국의 세부 평가자료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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