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열풍, 언제까지 갈 것인가”…아마존, 서울서 글로벌 성장의 다음 조건을 제시하다
아마존이 ‘Amazon Beauty in Seoul 2026’을 개최하고 K-뷰티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미국과 유럽 뷰티 사업 책임자들은 한국 화장품의 성장 성과와 소비자 행동 변화를 공유하고, AI 기반 상품 발굴과 개인화된 쇼핑 경험, 글로벌 물류망을 활…

한국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을 통해 K-뷰티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유럽에서는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뷰티 디바이스까지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브랜드들이 풀어야 할 과제도 복잡해졌다. 소비자의 관심을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 방법부터 재고 관리, 배송 속도, 현지 시장에 맞는 상품 개발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마존이 서울에 글로벌 뷰티 사업 리더들을 모았다. 27일 열린 ‘Amazon Beauty in Seoul 2026’은 K-뷰티의 성장을 이끈 요인을 돌아보고,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아마존 미국·유럽 뷰티 사업과 글로벌셀링, 물류 부문 책임자들이 참여해 각 시장의 소비자 행동과 사업 확대 방안을 공개했으며, 국내에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콜마홀딩스가 수출 지원 및 산업 경쟁력에 관한 시각을 더했다.

행사를 관통한 질문은 분명했다. 지금의 K-뷰티 열풍을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발표자들이 제시한 해법은 서로 달랐지만, 고객의 선택을 정확히 이해하고 상품 개발부터 발견·구매·배송·재구매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방향을 보였다.
현장에는 K-뷰티 브랜드와 제조사, 유통·수출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K-뷰티 셀렉션 전시, 아마존 AI 체험존, K-웰니스존, 협력사 전시 등도 함께 운영됐다. 발표장에서 다룬 성장 전략을 실제 상품과 기술, 서비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K-뷰티 수출 성장의 이면…“좋은 제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양동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해외진출사업처장은 환영사에서 중소기업 수출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먼저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은 일반 중소기업보다 매출액이 16.9배, 고용 창출 규모가 5.2배, 영업이익이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소기업 약 840만 개 가운데 수출기업은 9만8219개로 약 1.2%에 그치지만, 이들 기업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과는 작지 않다는 취지다.
수출 대상국의 다변화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양 처장은 중소기업 수출에서 미국·중국·일본·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50.6%에 이른다고 언급하며,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더 많은 국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기업 가운데 수출액 100만 달러 미만 기업의 비중이 85.6%라는 점도 성장 가능성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정부의 지원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양 처장은 수출거점화 사업 예산이 올해 1005억원에서 내년 3137억원으로 증액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하며, 물류 지원 역시 확대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삼성SDS,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협력하는 물류센터 사업도 소개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판로 개척뿐 아니라 물류 인프라와 현지 운영에 필요한 지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조업의 관점에서는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K-뷰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화두로 꺼냈다. 한국 화장품 수출은 2025년 114억 달러를 기록했고, 2026년에는 3분기까지 111억 달러를 달성했고, 올해 연간 수출액이 약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바라본 K-뷰티의 경쟁력은 개별 히트 상품에만 있지 않았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신생 브랜드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조사, 올리브영·네이버·쿠팡·무신사·다이소 등 다양한 유통 채널, 해외 시장과 연결되는 플랫폼이 함께 작동하는 산업 생태계가 성장의 기반이라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구다이글로벌, APR, 아누아, 디마프 등 성장 사례도 거론됐다. 윤 부회장은 한국 화장품 산업이 새로운 브랜드를 계속 배출하고 이를 빠르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고, 제조업체가 연구개발과 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 디자인, 마케팅, 유통 지원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변화에 주목했다.
콜마코리아와 아마존의 협력도 이 과정에서 다뤄졌다. 콜마코리아는 북미 화장품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 브랜드의 현지 공급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윤 부회장은 AI와 헬스케어 기술의 융합이 향후 K-뷰티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라고 내다봤다.
아마존이 본 K-뷰티의 다음 성장…2027년 4대 프로젝트 본격 추진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K-뷰티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아마존 내 한국 판매자의 뷰티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K-뷰티 제품의 약 44%가 아마존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는 수치도 제시됐다.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가운데 유럽과 호주, 중동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 대표는 “K-뷰티는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 뷰티 산업의 빠른 혁신이 더 많은 브랜드와 카테고리, 여러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고객 수요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K-뷰티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메디큐브가 거론됐다. 2026년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메디큐브 제품 11개가 전체 상품 판매 상위 100위에 올랐고, 유럽 주요 5개국에서도 40개 제품이 상위 100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주목하는 것은 특정 브랜드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는 시장의 확장성이다. 아누아와 바이오던스, 셀리맥스, 메디테라피 등 여러 한국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면서 K-뷰티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2027년 K-뷰티의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할 4대 핵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4년 시작한 ‘K-뷰티 고 빅(K-Beauty Go Big)’과 지난해 제시한 3개년 전략을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발전시킨 것으로, 신규 브랜드의 첫 성공부터 선도 브랜드 육성, 카테고리 확장, 유럽 시장 진출까지 성장 단계별 과제를 담았다.

첫 번째는 ‘프로젝트 밀리언(Project Million)’이다. 아마존 미국 스토어에 새롭게 입점하는 브랜드가 첫해부터 의미 있는 매출 규모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품 기획과 상품 등록, 물류, 마케팅을 지원한다. 2027년에는 신규 판매자 50개사가 입점 첫해 각각 매출 100만 달러를 초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입점 기업 수를 늘리기보다 초기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두 번째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은 K-뷰티 선도 브랜드 7개사와 향후 3년간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공급망 관리와 재고 운영, 신제품 개발, 시장 진입 전략, 가격 경쟁력, 브랜드 보호까지 사업 운영 전반을 함께 개선한다. 이를 통해 검증된 운영 방식을 다른 한국 브랜드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세 번째 ‘프로젝트 실크로드(Project Silk Road)’는 스킨케어에 집중됐던 K-뷰티의 성공 경험을 헤어케어와 웰니스 분야로 넓히는 전략이다. 아마존은 특히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스킨케어 성분과 기술을 두피·모발 관리에 접목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지만, 한국 브랜드의 시장 침투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2027년 신규 판매자 50개사의 입점과 신제품 200종 확보를 추진해 새로운 고객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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