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방법 몇 가지.
전통적으로 많이 읽고(다독), 많이 쓰고(다작), 많이 헤아리는 것(다상량)이 정석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중에서 오해가 많은 것이 '다상량'이다.
무작정 정처없이 생각만 많아봤자 글이 잘 써지는 것이 아니다. '다상량'은 습관이 아니다. 훈련이고 능력이다.
거꾸로 생각하기 : 특정한 의제가 나왔을 때 완전히 반대 입장으로 스스로를 설득하는 생각을 가져보는 것이다. 이는 양측을 떠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쓰게 도와준다.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것부터 파괴하는 작업은 스스로에게도 재미 있을 것이다. 대통령을 잘 뽑자가 아니라 대통령이 없어도 좋은 나라 만들기는 어떤가.
파괴하고 재구성하기 : 시적 허용 처럼 언어의 관행과 관습을 완전히 해체한 뒤 재구성해보는 것이다. 주어를 맨 뒤에 넣는다거나, 형용사에 마침표를 넣어 강조의미를 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언어를 파괴해야 표현 가능해진다.
용어를 의식적으로 풀어쓰기 : 언어 속 단어는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의미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용어를 그대로 들이밀지 말고 이야기로 풀어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저장 버튼이 아직도 디스켓과 CD 모양인 이유를 풀어주고 인스타와 페이스북 글 쓰기의 마지막 버튼이 왜 종이비행기 날리거나 다음으로 넘어가기 모양인지 이야기하듯이 말이다.
어휘를 다섯 번 이상 바꿔쓰기 : 똑같은 단어는 없다. 비슷한 것들은 있다. 관련된 것도 있다. 형용사와 단어를 무수히 수정해보는 것은 글쓰기 근육을 키워준다.
뼈만 남기고 바르기 : 풍부하게 생각하고 사례도 생각하고 다채로운 표현도 덕지덕지 붙였다가 한 두 시간 뒤 그 글을 모조리 해체해서 뼈만 남기자. 그러면 결국 내가 말하려던 것이 무엇인지 드러난다.
노골적으로 생각하기 : 궁시렁거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생각은 누군가를 특정해 기분이 나쁜 상태일 것이다. 글은 그 기분 나쁨이 전달되어야 하고 그 기분 나쁜 상대에게 섬뜩하게 내려 꽂혀야 맛이다. 하지만 꽂히는 맛보다 결국 거대한 공감대로 짓눌러버리는 것도 속 시원하다. 그 대상마저 고개를 끄덕일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상상해보자. 대상을 구체적으로 완전히 짓누르는 느낌이 날 때까지 노골적인 상상을 해보자. 네가 그랬잖아. 공정과 상식이 중요하다고. 맞는 말이야. 근데 너는 왜 그래?
원인과 결과를 뒤집고 또 뒤집자 : 사실 우리는 늘 오해한다. 경기가 어려워서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 것인지 그것이 원인이라서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른다.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헷갈려 한다. 하지만 깊숙히 생각하다보면 나만의 논리구조가 단단해진다. 다만 이러다 보면 완고한 꼰대 입장이 되는데 글은 원래 꼰대스러워야 맛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인용하고 버리자 : 유명인이든 역사적 인물이든 멋드러진 말 한마디씩 연결돼 있다. 나비 처럼 날아서 벌 처럼 쏜다는 말을 무하마드 알리가 했다고 그 말을 내가 하면 반드시 토씨까지 인용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릴 필요가 있다. 행동할 때는 유연하게 움직이고 정확한 목표에 다다라서는 집중해야 한다는 말일 뿐이다. 명언 표현을 빌려와 내식대로 풀어서 내 명언을 만들자. 그까이꺼 어떠냐. 생각과 말에는 저작권이 안 붙는다. 글에는 저작권이 붙는다.
말하듯 글쓰면 초등생이다 : 요즘엔 SNS가 보편화 돼서 구어체 문장을 구사한다. 어휘력도 엉망이다. 그래서 글 잘 쓰는 사람이 더 돋보인다. 책을 많이 읽고 책 처럼 문어체 문장으로 글을 쓰고 문어체로 생각해야 글이 격식을 갖춘 정장을 입게 된다. 힙합 바지를 입고 결혼식을 치르지 말자.
글쓰고 읽고 고치고 전후 더 생각하기 : 글 쓰기 전에 주제나 주요 문장부터 시작해서 글을 쓰고 글을 써가면서 이런 저런 살을 붙여 나가고 글이 완성되고 나서 군살을 발라내며 다시 생각하고 몇 시간 뒤에 다시 생각하자. 글 하나가 우리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상당히 많이 확보해준다. 생각하는 순간 인간은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특히 CEO는 말도 잘해야 하지만 글도 잘 써야 한다. 그러려면 헤아림이 많아야 한다.
Summary · 摘要 · 要約
- Good writing takes reading, practice, and disciplined reflection, not aimless overthinking.
- Try opposing views, rebuild sentences, unpack terms, and repeatedly test alternative words.
- Strip drafts to their core, question causal links, and recast quotations in your own words.
- Read books, develop a literary register, and keep revising; CEOs especially need thoughtful writing.
- 写好文章需要多读、多写、多思量;思量是需要训练的能力,并非漫无目的地胡思乱想。
- 尝试说服自己接受相反观点,拆解重组语言,把术语讲成故事,并反复替换词语。
- 删去赘余以显露核心,反复审视因果关系,也把引用的表达转化为自己的说法。
- 多读书、练习书面表达,在写作前后不断思考和修改;CEO尤其需要善于思考与写作。
- 文章力には多読、多作、深い思考が必要だが、思考は漫然と考える習慣ではなく、鍛える能力だという。
- 反対の立場から考え、文を組み直し、用語を物語として説明し、言葉を何度も置き換える。
- 文章を骨組みまで削り、因果関係を問い直し、引用した表現も自分の言葉で捉え直す。
- 本を読み、書き言葉を磨き、執筆前後も考えて推敲する。特にCEOには思考と文章の力が必要だと説く。
이 편지는 「[요약편] 2023 그만의 아침편지」 모음에서 옮겼습니다.






